주척주척 내린다. 봄 비가 ..
이런날이면 가끔 일상을 씻기우는 꿈을 꿔본다.
핸들은 어디로 꺽을까?
정자바다에서 구룡포까지 돌아오는 동해남부 해안선도
그럴듯하고... 진하해수욕장 통나무 찻집에 앉아
은은한 커피 한 잔 마시며 바다를 껴안는 모습도 만족스럽구...
쏟아지는 비를 받으며 성남사를 거쳐 배내골 깊은 산속 오솔길에
차를 세우고 베르디의 레퀴엠으로 가슴을 씻기우는 상상 또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기에 충분한 재료들이다.
하지만 일상의 탈출이라든가, 확실하게 망가지는
사치스러운 상상을 현실로 끌어당기기엔 그리 만만치 않은게
현실인가보다. 감성만 넘칠뿐 현실은 계속 모범생으로
남으라 그런다.
이렇게 비오는 날은 가끔씩 불량학생(?)이 되고 싶은데 말이다.
이담에도 오늘과 같이 나를 꼬시는 비가 내리면 과감하게
조퇴라는걸 하고 확 꺽어버리고(핸들을...) 싶다.
바다가 보이는 쪽으로 확! ....
2005.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