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모둠

사이버의 교감은 사람만이 하는 것

신아나키스트 2009. 10. 5. 19:31

 

안녕하세요?

연말을 핑계로한 일정들이 하나 둘씩 그 모습을 드러내 보이고 있습니다.

새해를 맞이하는 기대감보다는 또 한해가 가는구나 하는 아쉬움과 공허함이

더한 까닭은 아무래도 올 한 해가 개인적으로 흑자인생에 접근하지 못했다는

반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며칠전 일간지에서 "채팅에 빠진 아내, 위기의 가정는다" 라는 칼럼을 읽었

습니다.인터넷 채팅으로 인한 가정불화가 점점 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이혼률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내용이였습니다.

그래서 혹자는 사이버상의 인간관계를 부질없는 환상에 지나지 않으며 경계해야

한다며 힘주어 말하기도 합니다.

전 이렇게 생각해 봤어요.

사이버를 통해 친구를 얻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 일이냐. 복된이기도 하구.

사이버의 교감이 위험하다는건 그 순수성에 접근해보지 못한 사람들의 지나친

편견이고 색안경은 아닐까 하고...

고상한 척 하는 사람들이 뒤에서는 호박씨 까는 실례가 많듯이..

문제는 그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우정)이 어떻게 자신의 현실과 조화롭게

믹싱되면서 기존의 고유한 영역을 헤치지 않고 건강하게 양분을 제공할 수

있느냐의 여부에 있다고 봅니다.

사이버의 우정이든 사랑이든 전 그것들에 높은 담을 쌓고 싶지 않아요.

투명한 사람들의 건강한 어울림을 왜 그리 불순하게 응시 하는지 모르겠어요.

"온라인상에서 만나 오프라인에서 커피 한 잔을 마셨다?"

이것이 사회통념상 부도덕한 일이라면 저는 그 사회의 통념과 정면으로

부닥치고 싶네요. 가당치않은 상상으로 맑은 영혼들을 경계시하는것 자체를

 

경계해야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제 마지막 달력도 반장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새해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희망과 벅찬 기대로 2002년을 자신있게 껴안읍시다.

안녕히...

 

 

* 2001.12.18 서울 모 중학교 국어선생님과의 메일 교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