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념의 잣대
잠자리에서 아내가 묻는다.
나 말고 다른 여자랑 자 본 적 있어?
"아니".
그럼, 다른 여자랑 잠자고 싶어?
"아니".
피~ 거짓말...
그럼, 다른 여자랑 사랑하는걸 상상해봤어?
'응, 그건 해봤어'.
이번엔 내가 아내에게 물었다.
넌 다른 남자랑 잠자는걸 상상해봤어?
대답 : '안해봤으면 거짓말이겠지' ...
솔직한 대답이다.
모범가정의 남편이든 아내든, 성직자이든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성적 감정이 자연스러운 곳으로 모아지는 건
어쩔수 없는 인간의 원초적 본능이다.
그건 그 사람이 정조관념이 없어서도 아니고, 혼외정사를 추구해서도 아니다.
보편적 인간이기에 그렇다.
조물주가 종족보존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인간의 성적 상상력과
호기심을 적당히 버무려 놓은 모양이다.
마초적 남성이든, 아니면 나와 같이 무장된 페미니스트이든 우리사회에서
남성들의 성적 기득권은 과히 우월하다 못해 거의 독점적이다.
내가 사는 '울산'이란 도시만 놓고 보더라도 남성들만 주로 찾는 고급 룸싸롱은
양성적으로 100여 군데가 넘게 성업하지만, 여성들이 특별한 호기심을 갖고
기웃거릴 수 있는 호스트바는 몇 군데가 없는걸로 안다.
만에 하나 가정주부들이 호스트바를 출입하다 틀키면 손가락질은 기본이구...
색안경을 두개씩 끼고 호들갑을 떨것이다.
적발되면 영업정지는 기본 일게구...
남자가 유흥주점에서 즐기면 당연한 것이고,
여자가 그러면 죄인 취급하는게 우리사회의 일면이다.
남성들은 룸싸롱에서 좋은 술 마시며 나이 어린 아가씨들과 노닥거리다가
소위 2차(모텔)라는데 까지 가서 본능을 배설하는데, 왜! 여성들은 호기심은 물론
일시적이나마 화려한 일탈을 꿈꾸는 것 조차 봉쇄당할까?
기혼남들이 영계들과 어울릴 수 있다면, 가정주부들도 꽃미남에게 술시중 받으며
어여쁜 타락을 즐길수 있어야 공평한 것 아닐까?
둘 다 부도덕한 걸 떠나서, 그래야 최소한 균형이 맞는 것 아니냔 말이다.
2005.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