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아나키스트 2009. 9. 13. 19:05

오늘은 신군부의 폭압과 반민주에 저항했던 5.18 광주항쟁
25주년 되는 날이다. 그 뜻깊은 날을 맞아 잠시나마 옷깃을
여미고 불꽃같이 저항하다 먼저가신 님들의 영혼에 고개숙여
명복을 빌어본다.


나는 지금까지 망월동 묘역을 두번 찾아갔었다.
한번은 졸업후 결혼하기전에 광주항쟁 12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위해 전남대에 가서 전국에서 모인 행동하는 애국청년
지성들과 밤을 꼬박 새우며 거룩하게 산화한 님들의 넋을 기렸고,
또 한번은 신혼여행때 망월동 묘역을 찾아 님들의 영혼앞에
무릅을 끓고 가슴으로 소줏잔을 올렸다.


신혼여행 첫째날은 나의 평소 생각대로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소줏잔 부딕치며 짜릿한 첫날밤을 보냈지만, 둘째날 5.18묘역 참배를
마친 후에는 최류탄 가루와 핏땀이 서려있는 금남로에 있는
리버사이트호텔이서 달콤한 밤을 보냈다.


나는 서른 두살되는 해 가을에 결혼했는데 만 4년이 지난
36살까지 아이가 생기지 않아 어른들께서 걱정을 많이
하였지만 우리는 그런일에 개의치 않고 늘 신혼같은 나날을
보냈다. 그러던 95년가을, 제2회 광주 비엔날레를 관람하기위해
광주를 찾았다가 신혼여행때 묵었던 그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냈는데, 그 날 우리 첫애가 들어서는 행운을 안게 되었다.


민주와 혁명의 정기를 가득받은 광주의 딸 "다현이"는(지금 10살)
지금도 아빠 만큼이나 반듯한 모습으로 어여삐 참세상을 배우며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다. 굴곡된 역사 앞에 비겁하거나
방관하지 않는 행동하는 양심의 기운을 들이키며....

 

 

2005.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