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언어

자화상

신아나키스트 2009. 9. 13. 22:09

당신..

사랑하는 당신

조약돌 같이 알찼던 당신

세월을 거역하지 못해 이젠 흉하게 흐트러졌지만

아직도 당신의 가슴은 곱디 곱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불안전하고, 남들이 내미는

얇은 모범답안지를 거부하는 바보같은 당신

그래도 저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의 영혼을 해부하면 정말 우주가 나올진 모르겠지만

당신의 도전적 삶이 한없이 매력적인 까닭은

당신은 팍팍한 일상에 함몰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나키스트가 거니는 숲속엔, 정교한 도덕과 질서들이

자유를 구속하지 않으며 포스트모더니즘을 준비합니다.

세상과 친해질려고 부단히 노력합니다.

당신이 사랑스럽고 괜찮은 이유는 이 외에

아무것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