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언어

자리젓

신아나키스트 2009. 9. 14. 12:20

팔순의 어머니가 보내주신 자.리.젓


옛 향이 그리워서일까..


아끼고 아낌에 덮어 두었던 자리젓.


구수한 그 맛이 냉장고 한 귀퉁이에서 불쑥 일어섰다.


어머니의 손 끝 체온과 고향의 맛은


입속을 스치기도 전에 가난한 가슴을 데운다.


아끼고 아끼다 일년이 지나 시커머케 변색더라도


내맘속 자리젖은 절대 버리는 일은 없다.


어머니 그리울 때마다 밥 한 술 가득뜨고


자리젖 꼬랑지 우지근 씹으면


고향의 맛은 어느새 내 혈관을 돌아


아이들 입으로 향한다.


자리젓은 어머니 젖이다

 

2007.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