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흔들, 흔들흔들 ~ ~
저절로 빠질듯 하면서도 질기게 붙어있는
유치를 딸아이가 손가락으로 흔들어 본다.
주말 즈음에 치과에 가서 뽑을 생각이였는데
딸아이가 그런다.
"아빠, 오늘말야.. 우리반 친구가 이를 뽑았는데
잠잘때 그 이빨을 베개 밑에다 넣고 아침에 일어나보니까
3000원이 생겼대."
"나두 그러게 해보고 싶어"
그래?, 알았어!
일루와...
곧바로 실을 꺼내 이빨을 꽁꽁 묶은 다음 휙하고 위로 뽑아들었다.
아야! 와 동시에 쬐끄만 이빨이 톡 튕겨나온다.
과산화수소로 피묻은 이를 깨끗이 씻고는 아이한테 건넸다.
딸애는 그 이빨은 낮은 탁자에 모셔놓고
"내 이빨 9호, 내 이빨 9호" (아홉번째로 뽑은 이)하면서
큰절을 반복하며 의식을 치룬다.
그리고는 잠자기전 베개 밑 깊숙이 놓고는 소록이 잠들었다.
아내가 그런다.
" 여보, 내일 아침에 다현이 베개밑에 천원짜리 한장
넣어주세요. 다현이가 돈생길꺼라고 믿고 있어요."
응?... 알았어!
아침이면 혹 잊어버릴것 같아, 곧바로 빳빳한 천원짜리
석장을 딸아이의 베개밑에 넣어줬다.
싱그러운 햇살과 함께 기지게를 편 아이는
젤 먼저 배게를 조심스레 열어본다.
얏호! ~, 싱글벙글, 싱글벙글... ^ ^
산타크로스 할아버지인지?, 아님 하느님께서 내리신건지?...
아무튼 엄마, 아빠의 소행이 아니란것만은 굳게 믿으며
씩씩하게 아침을 먹는다.
행복해하는 딸아이에게 내가 한마디 건넨다.
"다현아, 뽑힌데 아프지 않어? "
"응. 아파도 좋아! ^*^ "
2004.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