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엄마는 지금 안식휴가 중..나는 떠난다 마흔아홉 살에" 라는 요지의
모 일간지 칼럼을 읽었다.
전업주부들이 지금까지 잃어버렸던 자기 안의 자기를 찾기 위해 혼자 또는
친구들과 계돈을 모아서 중장기 여행을 떠나는 것을 보고, 이제는
여성들 자신을 위해 시간을 투자하고 자유롭게 쉴 수 있는"주부 안식휴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 또는 엄마로서의 자리를 잠시 비우고, 쳇바퀴 같은 일상을 떠나
"나"를 되돌아 보는 나만의 시간.
혼자 또는 친구들과 여행도 가고 연수도 떠나, 지금까지 묻혀져 있었던
자기 정체성을 재조명 하고 푸릇한 꿈을 만들어 가는 주부들의 재충전 과정은
관념적이고 고착된 삶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와 자아성취를 향한 자기변신이자
아름다운 여정임에 다름 없을 것이다.
나는 주부 안식휴가를 은근히 지지하는 쪽이다.
여성의 풍요로운 삶과 꿈을 스스로 키워 나가는 최고의 돌파구이기도한
주부 안식휴가는 안정된 휴식과 성장을 가져다 주며, 중년의 위기를 극복하는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는 건강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적잖은 전업주부들이 1박 2일의 여행은 커녕 하루의 산행을 가도
"점심만 먹고 빨리가자", "저녁밥하러 가야 한다"며 전전긍긍해 하는 것이
사실이라면 더욱 그렇다.
십수년 이상의 결혼생활에서 가정과 아내, 부모의 위치를 떠나 나의 중심에서
나를 조명하며 관조하는 일은 퍽이나 의미있고 중요한 외출이 되고도 남을 것이다.
살아가는 일이 버거워 그럴만한 여유가 없는 경우라면 이런 외침이
사치스러운 일일 수 있겠지만, 본인 스스로 자기개발에 대한 의식 조차
베어있지 않다면 한번 쯤은 충동질 해 볼 일이다.
아무리 현실이 감성을 속박하더라도 자기를 사랑하는 일을 포기하는 일은 없어야겠다.
어려워도 삶은 삶이다.
열심히 일한 주부들이여.
그리고 경제활동 일선에 선 사람들이여.
훌훌 털어버리고 떠나자.
스스로를 족쇄왔던 관념의 껍데기들을 과감히 내려 놓고
짓눌러 잃어버렸던 시간과 꿈과 감성들을 건져 올리자.
그리고는 사랑하는 나의 가족들에게 되돌려주자.
여행길에서 주어온 아름다운 추억의 장미꽃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