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꺽인 여름이 저만치 간다.
차분한 마음으로 새 계절을 준비해 보지만 기대하는 만큼 올 가을을
모양 좋게 삶아 먹을 수있을런지 의문이다.
뒤돌아보면 졸업 한 지 13년이 흘렀는데 아직도 지난 날의 잔상과 정에
얽메인 추억들이 가슴속에 진하게 자리잡고 있슴을 다행스럽게 느껴진다.
해가 바뀌고 때가되면 어김없이 찿아드는 갖가지 연례행사들...
KUSA 의 문화에 익숙해진지 이미 오래고, 얻을것과 줄만한 것에
파격적인 것은 없을 지라도. 끈끈하게 맥을 이어오는 젊음과 인간을 향한
몸부림 만큼은 인정하며 사랑으로 껴안고 싶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동기부여를 줄 수 있고 찿을 수 있는 동아리가 있다는
것은 분명 축복 받는 일이다.
물론 그 조직에 얼마만큼 뜨겁고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느냐의 문제가
관건이긴 하지만 최소한의 사랑과, 자신의 알량한 껍데기들을 과감히
벗어 던질 수 있는 투명한 처신.그리고 나의 중심보다는 동아리의 룰과
질서속에서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 나갈려는 진지한 접근성만 주어 진다면
가장 아름답고 진실한 선후배들과 동기들을 영원한 인생의 동지로,
자신의 주변에 묶어들 수 있을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은다.
그런 맥락에서 뙤약볕 뜨거웠던 지난 6월 6일의"만남의장"을 한번 회상해
보고 싶다.
사회에 막 튀어나온 졸업한 형,언니들로부터 십수년전 졸업하신 8기
성일이형 내외분까지 두루두루 참석한 이번 만남의 장은 새로운
가족(아이)들이 늘어서그런지 꽤나 시끌벅적한 것이 모양새가 좋아 보였다.
바쁜 생활 때문에 평소에 자주 찿지 못했던 졸업선배들이1년에 한번 정도
가족들과 함께 모교의 교정에서 옛 정이 깃들인 동아리의 뿌리를 찿아
각지에서 모여드는것을 볼 때 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래도 아직은
KUSA의 숨결이 생경하게 살아 숨쉬고 있다는 사실에 뿌듯함을 느껴보기도 한다.
운동하며 부딕치고 막걸리 한 잔 권하며 그간의 벽을 허무는 일련의 시간들은
그동안 선후배간에 접촉치 못했던 많은 것들을 회복시키는데 적잖은 도움이
되었던것 같다.
사람은 사람속으로 생각하며 다가설 때, 개별 공동체의 조직은 더더욱 건강하게
뿌리를 내리고 푸르른 내음 풍기며 영원한 젊음과 미래의 풍요를 제공해 줄 것이다.
올가을 향기 감미로울 즈음엔, 사랑하는 후배들과 구수한 막걸리 한 잔으로
세계를 껴안을 수 있는 아름다운 시간이 주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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