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우편함에 꽂혀있는 봉투 둘을 집었다.
보내는 사람 : 한국교육개발 원장 (전국 시,도 교육감 협의회 회장 공동명의)
받는 사람 : ① 큰아이 이름 (중3 여), ② 작은아이 이름(중1 남)
봉투를 뜯으니 "학교폭력 실태 전수조사 설문지"가 나온다.
설문지에는 학생의 인적사항 (사는 곳, 학교이름, 학년,반, 이름..등)을 구체적으로
적도록 돼있다.
설문내용을 주로 이랬다.
※ 최근 1년가 학생이 당한 학교폭력 피해는 어떤 것인가요. (복수 응답 가능)
1. 협박이나 욕설..
2. 집단 따돌림..
3. 강제 심부름같은 괴롭힘..
4.돈 또는 물건을 빼앗김...
5. ...
6. ....
주로 학생들간에 이루어진 폭력행위를 묻는 질문이었고,
정작 교사(또는 담임선생)에 의한 언어적, 신체적, 정신적 폭력에 대한 문항은
단 한개도 없었다.
두어달 전에 큰아이(중3 딸)가 "고교진학 희망학교 선택 지원서"를 깜빡해서
안 갖고 등교했다가 담임선생에게 몽둥이로 손바닥을 다섯대 강하게 맞았던
사례와 같이, "사랑의 매"로 위장한 선생님들의 안이한 체벌이 사라지지 않은데
말이다.
최근, 모 교육 단체에서 조사한 학교폭력 실태에 의하면 학내폭력 제공자
제 1위는 '교사'였고, 학생들에 의한 정신적 신체적 폭력행위는 3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으로 나왔다.
또한 전국 교사들을 상대로 "교권침해"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그 원인 제공자는 1위가 교과부, 2위가 시 도 교육청, 3위가 학교 관리자(교장,교감..)
4위가 학생.. 순으로 나타났다.
교육현장의 실태가 이러한데도 교육관료와 주류언론들은 사회적 잇슈에 대한
실체를 호도하고, 그 원인을 다른 곳( 전교조, 혹은 진보 교육감, 학생인권조례..)으로
전가시키기 위해 열심히 분석, 조장하며 요란을 떤다.
지금껏 수십여년간에 걸쳐 교실 붕괴, 참교육 포기, 학교폭력을 생산해낸
주역들이 말이다.
그러니 오늘 같은 똥색의 설문지는 쓰레기통으로 던져질 수 밖에..
2012.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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