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영청 달 밝은 별 밤
은빛 호숫가에 돗자릴 깔았다.
빛깔고운 단풍잎과 나란히 누워
쏟아지는 별사탕 받아 먹는 꿈을 꾼다.
옆에 있는 이가 남자 친구라면
옆구리에 소주 두어병 쯤은 준비해 뒀겠지만
만일 내가 바라는 별이라면 소주따윈 문제가 되지 않는다.
별과의 말없는 언어만으로도 나는 이미 가을을 삼킨거나 다름없다.
달마저 별님마저 질투할 즈음이면 코스모스 산들거리는
호숫가를 거닐어 보는 것도 괜찮을게다.
이런 꿈을 한번쯤 꿀 수도 있겠지만
두번 꾼다 해도 나는 전혀 위험하거나 과하지 않다.
왜냐구?
가을은 나의 친구이고 나의 가슴이기 때문이다.
때는 가을이고 나는 남자이기에
더욱 별빛이 그립다.
2006.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