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하나...(동성친구)
땡볕 이글거리는 어느날 오후..(가상) 백수의 긴 터널을 벗어나지 못해 비틀거리는 친구 벼랑끝 노숙에 남은 건 술하고 친구뿐이던가 초취한 몸골 검정 비닐속에 숨은 소주 두어병.. 환하게 웃으며 내 집 찾은, 내 영혼 닮은 친구야 아~ 이 얼마나 감사한 방문인가 맨발로 뛰어나가 내 살점 같은 너를 으스러지게 안으마 어디있니, 미래의 내 친구야..
그림 둘....(이성친구)
봄 볕 어지러운날.. 홀연히 집을 나선 그녀 동해남부선을 스칠때면 머뭇김없이 전화 걸어줄 친구 뽀~오 하고 싶은 소품 같은 작품으로 나를 만나러 와주는 선택받은 친구야. 핑게꺼리가 없어도 찾아와줄 사람고운 친구와의 만남.. 말하지 않아도 말하는 눈 밤새 착한술에 기댄 투명한 가슴 둘.. 졸던 별빛 보라색으로 변할즈음이면 비틀거리며 자기 집 같은 나의 집으로 미끄러져와 편안하게 잠들 수 있는 애인같은 진짜친구 그녀를 위해 해장국 끓이는 손바닥만한 아내를 나만큼이나 이뻐해주는 향기로운 친구야 어디 있기는 한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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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도록 설레이는 마흔아홉에 준비한 캔버스가 흥건히 젖어가는 소리.. 봄아 너도 들리니? 겨우내 꽁꽁한 강물 밑에서 잠자던 나의 그림 녹아나는 소리 아~ 불타는 눈물보다 더 징한 사람다운 소리..
2009.2.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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