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언어

자유

신아나키스트 2009. 9. 13. 19:04

한창인 봄날에

사방은 시방 눈발사태로 어지럽다.

춤출듯 나부끼는

솜사탕 보푸라기들의 군무에 반해

나도 딸아이와 같은 호기심으로

사정없이 민들레의 목을 비틀었다.

길~게 숨을 들이 쉰 후,

"후" 하고 내뿜자

질기디 질긴 생명의 씨알들이

나를 휘감으며 사라진다.

종의 보존을 위한 꽃들의 시위 앞에

잠시 멈춰선 나

이내 그들의 자유를 부러워하고 만다.


2005.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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