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
박수는 어떨 때 치면 좋을까?
우리는 어릴 적 부터 남을 칭찬하거나 박수치는 것에 인색한 문화권에서
자랐던것 같다.
외국영화 같은데서 보면 음악 콘서트나 오페라 같은 공연이 끝나면
관객들이 일제히 일어서 몇 분간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내는 걸 보며
그들의 박수문화와 감정의 적극적인 표현 방식을 부러워했었다.
우리 주변에는 마음은 있는데 박수를 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영화관에서 감명 깊은 영화를 보고 난 후 일어서서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싶지만 어쩐지 쑥스럽고 혼자만 일어서는 것 같아, 앉아서 살짝
몇 번 만 치다가 말거나 아예 치지도 칠 생각도 하지 않는다.
박수를 치고나면 마음이 후련한데도 왜 모두들 멋적어할까?...
몇 년 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있었던 뮤지컬 "레 미제라블" 공연을
관람한 적이 있었는데, 오랜만에 흥분과 행복과 감사의 박수를 마음껏
보내 봤다.
4000 여 모든 관객이 단 한명도 빠져나가지 않고 기립하여 5분여 동안
박수를 치는 보습이, 너무도 자연스러웠고 배우들과 호흡을 같이 하는것 같아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손바닥을 부딕치는 것 만으로도 건강에 좋다고 한다.
아낌 없이 큰 박수를 치고 나면 손바닥이 얼얼 하지만, 마음이
그렇게 후련할 수가 없다. 꼭 그렇게 큰 박수는 아니드래도 우리주변의
문화공간에서 박수 칠 일은 얼마든지 많다.
작품과 공연이 실망스럽다면 어쩔수 없지만 만족스럽거나 감동적
이였다면 박수를 보내는 솔직함을 갖는 것 또한 삶에 득이 될 듯 싶다.
가끔씩 평가와 격려와 감격의 고백을 아낌없이 터트려 보자.
박수가 갖는 언어를 맘껏 내밷어 보자.
나 자신을 위하여..
20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