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언어

뚜껑

신아나키스트 2009. 9. 13. 22:03

늘 기다려지는 토요일...
아내랑 뚜껑 열리는 클럽을 찾았다.

삼산동 황장군해물찜에서
소주 두병을 사이좋게 나눠마시고
롯데호텔 정글플라자에서
음색좋은 외국여가수의 라이브에
내가 좋아하는 블랙러시안을 섞고나서다.

월드컵 시즌이라 그런지
혼잡함이 덜해서 술마시고 춤추기에 안성마춤이였다.
몸짱 꽃미남 댄서들의 반나체쇼에
눈을 떼지 못하고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여성들의 함성에
한몫얹는 아내의 싱글벙글함이 적당히 건강해보인다.

넘치는 맥주잔을 주거니 받거니..
잘 못추는 디스코와 부르스지만
열정의 밤 아내와의 춤은 그런대로 달콤이다.
이마에 땀방울이 송송 맺힐 즈음
클럽 천정이 서서히 열리면서 하늘에서 꽃눈가루가 휘날린다.
어두운 밤하늘에 꼭꼭 숨어버린 별님들은 '날 잡아봐라'하며
미소를 보낸다.

12시를 넘기니 삼사십대 나이트크럽족들이
물밀듯 밀려든다.
빽빽한 스테이지에서 발을빼고
대리운전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내의 손바닥에
손까락으로 간지럽히니 쳐다보며 웃는다.
긍정적인 웃음이다.
이담에 한 번 더 가자는... ♪

 

 

2002년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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