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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비! 어제 저녁.. 겨울과 봄사이를 완벽하게 허무는 처연한 비가 주룩히 내렸다. 말없이 내리는빗줄기는 유리창문을 타고 내리다 못해 가슴속까지 스며든다.
술이 참 고픈 날이다. 퇴근해서 집에 들어와서도 누구하나 술 한 잔 하자고 전화오는 친구가 없다. 띠방 번개 모임에 나가는 아내를 태워다주고 와선 집안에 쳐박혀서 T,V (서동요)를 보고 컴을 하다 12시 넘어 잠이들었는데.. 새벽 즈음에 잠잠하던 휴대폰이 삐리릭 울린다. 많이 들어본 여자의 목소리다.
여보세요! "자기야 지금 술한잔하러 나올래? " 응 어딘데? "여기 옥교동 조포닭발포자마차집이야" 시계를 보니 새벽 3시드라고.. 부를려면 좀 일찍 부를것이지.. 하면서도 아내의 부름에 싫은 기색안하고 나갔다. (고픈 술이 발동한 탓도 있지만..) 진눈깨비 내리는 새벽을 시원스럽게 달려 아내가 있는 술집으로 갔다.
다른 친구들은 헤어지고 남자친구 둘이랑 셋이서 3차를 즐기고 있었다. 소주 두병을 넘개 마셨다는 아내는 말짱하고 남자 친구 둘은 거나하게 취해있었다. "형님! 한잔 하십시오." " 자 ~ 위하여! " ... 쫄깃한 닭발안주와 소천엽을 소금참기름에 찍어 마시는 소줏맛과 사나이들의 거침없는 이야기가 잘 어우러진다. 오랜만에 마셔보는 새벽 소주.. 캬~ 짜릿! ♪
쫑알쫑알 주거니 받거니하다 친구 한 명이 출근해야한다 해서 새벽 5시가 넘어서야 아쉽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진눈깨비가 허벌나게 내리는 삼일절날 새벽에 음주측정하는 놈들있으면 그건 분명 경찰이 아니라 간첩이다. 고로, 오늘 대리운전은 생략! ♬
20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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