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10 ..
아파트 18층 아래를 내려다 봤다.
냉냉하게 흐르는 칙칙한 공기가 콘크리트 건물을 동여매고 있다.
새벽은 왔지만 "새벽"이 아님이 분명하다.
도로 '좌' '우'에 나열된 나무들이 '단일색'으로 헐벗겨져 있고,
도둑고양이 한마리가 쓰레기통 아래로 몸을 숨긴다.
어젯밤, 짝을 찾아 밤새 갓난 아기 울음을 터트렸던 그 놈일지 모르겠다.
도둑 고양이에게도 연애할 수 있는 권리가 있지 않을까?
주민들이 쓰레기통을 어지럽히고 야밤에 울음을 터트려 잠을 설치게 하는
고양이를 잡아 죽이려한다는 소식에 마음이 심란한터다.
언제부터인가 이땅에는 "좌"와 "우"의 이름만으로 어떤 비상식과 폭압도
정당화 되기에 이르렀다.
자기 생각만이 "정의"요 선이라고 우겨대는 세상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뜨거운 가슴에 절망이 내린다.
풀릴 거 같지 않은 동토의 땅에 눈이라도 함박스럽게 내렸으면 좋으련만..
오늘도 겨울공화국 광장엔 정의는 간데 없고 정희만 나부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