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언어

고양이를 잡아라?

신아나키스트 2009. 9. 14. 12:33

 


오늘 우리 아파트 인터넷 카페에 이런 글 하나가 올라왔다.

" 고양이를 잡아라 " ...

옆 동 반상회에서 나온 안건중의 하나이다.

도둑고양이들이 아파트 공원이나 지하 주차장 여기저기를 어술렁거려서

아이들과 부인들이 깜짝깜짝 놀란다는 이유에서다.

관리사무실이나 대표자회의 측에서 고양이를 잡아서 씨를 말려달라는

강한 여론에 힘을 빌어 조만간 실력행사에 나설 태세다.

작년 이맘때 "발가벗긴 고양이"란 제목으로 모 신문사에 기고해 두둑한 상금을

받았던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퍽이나 당황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해를 주진 않는데, 불쾌하고 놀래킨다는 이유만으로

저항력 없는 고양이를 잡아 죽이자는 이웃 주민들의 여론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또한 여론 수렴과정에서 소수의 반대나 대안이 없었다는 사실과

대다수 주민들이 고양이의 생명을 무감각하고 쉽게 다루는 정서에 놀랍기도하고

슬프기도 하다. 동물과 사람이 함께할 수 없다면, 몽둥이로 때려 죽이는

극단적인 방법은 피하고, 유해동물보호소 같은데 유치시키거나 안락사 시킬수

있는 배려와 생명에 대한 고민이 뛰따랐으면 하는 바램이다.

우리가 고양이 보다 고급의 영혼을 가졌다고는 보지 않으나 아무려면

고양이 만큼 서럽고 배고프기야 하겠는가.

어떤 문제에 대해 인간의 눈높이에 맞춘 난도질만이 능사가 아니지 않은가.

도둑고양이, 그리고 그들과 비숫한 주변의 반짝거리는 영혼들을 보듬어주는

여유와 예의를 갖추어 줬으면 좋겠다.

 

 

200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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