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언어

장애인 섹스 자원봉사

신아나키스트 2009. 9. 14. 12:41

 

 

제목이 좀 거슬리나?

쓰고 보니 좀 부담스럽긴하다.

하긴 한국사회에서 이 문제를 사회적 의제로 제기되거나

공개적인 여론의 주제가 된 적이 드물기 때문에 나 자신부터가

글쓰기의 정직도와 눈높이를 어느정도까지 맞추야 할 지

망설여지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 분명히 존재하는 것에 대해

성적 소수자든 장애인이든 사회적 관념의 형틀에 꽁꽁 감싸고

응어리져 드러내 놓기를 꺼리는 부분들을 상식의 칼날로 해부할 필요는 있다.

"손이 없다고 밥먹을 권리가 없는 게 아닌 것처럼 중증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똑같은

성적 욕구와 권리가 있다"는 담론에 건강한 머리와 가슴 맞대고 고개를 끄덕일 필요는

있다는것이다. (물론 대개의 사람들이 코웃음 치겠지만)

 

" 無性적 존재 "로 치부됐던 장애인에게도 사랑과 연애, 성에 대한 욕구가 있슴을

인정하는 관심이나 시도를 찾아 볼 수 없는게 현실이다. 

국내에서 이 문제에 관심을 갖는 심포지엄이 없을 뿐만 아니라 몇 년 전에는

보건당국이 시설에 수용된 지체장애인들에게 강제로 불임수술을 시행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빚었을 만큼 무지하다. 

장애인의 성문제를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로 인정하고자 하는 접근은

요원한 실정이다.

 

가까운 나라 일본과 네덜란드 같은 선진국에서는 장애인의 소외를 깊이

이해하고 중증 장애인의 손과 발이 되어주며, 그럴 준비(장애인 성적 자원봉사 수혜)

가 돼 있는 사람들을 위해 사회와 정부가 제도를 만들고 지원하고 있다.

물론 한국사회에서 "장애인 섹스 자원봉사"는 윤리적,철학적,사회적 논란을

불러 일으키기 쉽고 아직 이런 제안을 수용할 채비가 갖추어져 있지 않은게

우리의 의식구조로 보면 자연스런 일인지도 모르긴하지만 말이다.

 

우리와 사뭇 다른 얘기지만, 네덜란드의 '인간관계단'(ASR)이라는 단체는

비정부기구로서, 남 녀 장애인들의 성생활을 재정적으로 지원하고있는데.

 " 우리는 돌이 아니다. 어떤 중증 장애인도 성적 욕구가 있다"

라는 이 재단의 이념이 가슴에 와 닿는 까닭은 뭘까?

그들이 사회적 약자들에게 베푸는 관대함과 휴머니즘을 우리는 정녕

따라하기 힘든것일까?

 

장애인의 성을 성매매와 연결시켜 "장애인 섹스 자원봉사"의 의미나

그 신성성을 폄하하려는 가슴 척박한 비장애인들이 많은 거 안다.

하지만 그들은 자기네들의 기득권이 영원하리라 믿지만 그 들 역시 항상

장애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보통사람들의 머리에 건강한 향기가 스며들고 정부와 사회의 적극적

사회 보장이 자애를 낳을 때 장애인의 성에 대한 어둡고 절망적인 부분에도

가느다란 빛이 스며들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올 가을에는 중증 장애인들의 가슴에 분홍꽃 이쁜 꿈 많이 영글길 소망한다.

그리고 그 소박한 꿈이 꿈만이 아니였슴 좋겠다.

 

 

2007.9.10

 

 

'하얀언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송년사  (0) 2009.09.14
부실한 성의식  (0) 2009.09.14
고양이를 잡아라?  (0) 2009.09.14
기독교 7개 교단의 차이  (0) 2009.09.14
무정부적 제국의 위기  (0) 2009.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