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언어

선입견과 아바타

신아나키스트 2009. 9. 14. 20:40

 

첫인상이나 선입견은 오랜 시간동안 자신을 지배하기 마련이다.
편협 될 수도 있는 그 고정관념을 바로 잡기란 사실 쉬운일도 아니며
그 보는 시각이 바뀐다 해서 진리에 다가선다고 말할 수도 없다.

얼마전 까지만 해도 난 "피어싱"과 "발렌타인,화이트데이.." 그리고
"아바타"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다.

 

특히, 청소년들이 무분별하게 혀나,배꼽밑,코끝에 피어싱을 하는걸
못마땅하게 생각했었고, 문화사대적인 발상과 몰개성적인 행동에
눈살을 찌푸렸던 게 사실이다.

그리고 인터넷이 보편화된 시기에 나타난 '아바타' 역시 나이 어린
네티즌들의 심리와 호주머니를 겨낭한 얄팍한 상업물로 이해하고
있었다. (물론 사실이지만...)

또한 매달 14일만 되면 발렌타인이니 화이트,블렉,로즈..데이 데이하며
호들갑떠는 젊은 남녀들의 천편일률적이며 분에넘치는 행동들을
가엽게 쳐다봤던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그런 문화에 대한 삐딱한 시각이 서서히 바뀌면서
이제는 내 자신이 그걸 따라하거나 최소한 그 문화를 매도하지 않은
지경까지 이르게 되었다.
지금 이글을 쓰는것도 어쩌면 그것들을 합리화 시키기위한 어거지
변명 일 지도 모른다.

 

"피어싱"은 삼국시대 귀족에서부터 조선시대 선비에 이르기까지 남,녀
구분없이 행해졌던 시대를 넘어선 자기 표현방식의 패션문화이며,
"아바타"역시 문명의 이기에 맞춰 발빠르게 나타난 개성창조의
한 단면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는데도 말이다.

또한 무슨데이, 뭔날..하는 것도, 젊은 남녀를 뛰어 넘어 이젠 가족과
직장동료에 이르기 까지 평소에 인사하기 쑥수러웠던 주변사람들에게
이날을 핑게로 자연스럽게 쵸코렛,사탕,짜장면,장미꽃..등을 선물하는
문화로 자리잡고 있어, 그리 부자연스럽게 느껴지지 않게 됐다.
오히려 예쁘고 따스한 인정을 주고 받을 수 있어서 권하고 싶기도
하구...

이처럼 견고하게 자리 잡았던 자신의 선입견을 무너뜨릴 수 있는
용기와 문화적 타협에 인색하지 않는 유연한 자세도 때론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엇그제 모처럼 아바타 쇼핑을 했는데, 처음이라 이것 저것 구입해
봤지만 맘에 안들어 여러번 버리고 지금의 보리밭 초원 산책하는 걸로
몇천원 주고 찜했다. 아내에게도 깜찍한 걸로 선물 해 줬더니 너무 좋아
어쩔 줄 모른다.
근데, 내 아바타가 불량기있어 보인다는 누구(애니)의 말에 또 다시
재투자를 해야 하나 망설이고 있는데 글쎄...??

사실 내 분위기에 맞는 아바타는 아직 시중에 없더라구...
가슴 고운 시대의 아픔을 노래하면서도, 막걸리 한사발 훔치며
사랑타령 할 수 있는 아바타가 있다면 이미 그건 아바타가 아니겠지.
그건, 그건말야...그건..//  

 
 
2003.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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