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언어

러브게임

신아나키스트 2009. 9. 14. 20:56

 

며칠전 잠자리에서 아내랑 흥미로운 게임을 시작했다.
Sex 와 Kiss 와 포옹(팔베개 포함), 이세가지를 하지않기로..
금욕기간은 게임의 승패가 결정될 때 까지 무기한으로 하고 이 규칙을
위반하여 쳐들어 왔을 땐 패배를 인정하고 미리정한 벌칙(우승보너스)
을 지키기로 굳게 손가락을 걸었다.

아내가 참지못하고 백기를 들고 안겨오면 내가 이기는것이고, 내가
사랑과 본능앞에 무력화 되면 아내가 이기는 퍽 재미있는 게임이다.

왕성한 애정행각을 한시적이나마 접어야 하는 고통이 뒤따르겠지만
2보 전진을 위해 그까짓 1보 후퇴쯤은 충분히 견딜 수 있을 것 같다.
현재 금욕기간 3일째로 접어들었지만, 아내는 자신있다고 큰소리 빵빵
치고 있고, 나 역시 내건 타이틀에 군침이 꼴깍이기때문에, 왕년에
꼴초시절 담배를 한방에 끊던 살인적인 인내력과 뚝심으로 필승의
집념을 불태우고 있다.

 

승자에게 주는 우승상품은 요렇게 정했다.
아내가 이기면 옷한벌(30~40만원대)를 내 용돈에서 사주고,내가 이기면
3박4일 동안 월차휴가를내서 나 혼자만 자유롭게 여행을 떠나는 걸루..

최근까지 식구들이랑 함께 떠나는 여행은 일상적이였지만 나혼자 세상과
마음껏 대적해 본 지 도 꽤 여러해 지난것 같다.
그렇지 않아도 이제나 저제나 홀연히 여행을 떠날 궁리를 하던차에
뜻하지 않은 이야기꺼리 때문에 좋은 건수가 생겨 속으로 쾌지나칭칭나네
를 연발하고 있다. 아내눈치 안보고 환영받으며 당당히 떠나는 여행!...
생각만 해도 흥분이 된다.
그러기위해선 어떠한 흥분이 나를 휘감더라도 차분하고 냉철하게
이겨내야 한다. 아직 몇일 안지나서 그런지 새벽만 빼고 그런대로 견딜만
하다 ^*^ .

 

난 이번 게임에서 이길 자신이 만만하다. 아니,100% 이길 것이다.
아내는 내가 열흘이면 평소의 습성과 페이스(?)를 이기지 못하고 손을
들거라고하지만 나는 최소 3개월이상의 투쟁전선을 깔아놓았다.
오늘부터는 침대옆 화장대서랍에 바늘도 준비하고, 껴안을 Spare베개도
큰걸로 준비할 참이다. Wife 의 기보강을 위해서 한약도 두어첩 지어줄
생각이다(정력제 첨가해서)..
장담은 금물이지만 술 취했을때만 정신 바짝차리면 머지않아 남해안에서
동해안으로 드라이브를 즐기게 될 것 같구나 친구들아...
룰루랄라 휘바람 불며 말야..
캬~~ 승리하는 그날의 그 감격.

꿩먹고 알먹고..정말 기대가 짱이다.

 

혹시라도 무모한 게임을 하다가 진짜로 부부간에 예기치않은 냉기류가
흘러 고착화 되면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 미리 안전장치를 해뒀다.
첫째 : 침실이외의 집안내 장소에서는 애정표시(포옹정도만) 가능할 것.
둘째 : 아침출근때의 Kiss는 평소대로 허용한다.
세째 : 침실에서도 깊은잠에 빠져 무의식중에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껴안거나 팔배게하는것은 상대방이 판단하여 양심적으로 봐 주되
악용하면 안될 것.

이번에 재미를 보면 내침김에 1년에 한번씩 정례화 할 복안도 갖고
있지만 일단 내일은 생각하지 말기로 하자.

그런데 말야, 혹시라도 1년 내내 홀아비신세 되지는 말아야 하는데
아내가 얼마나 세게 나올 지 실실 걱정이 되는건 사실이다.
또, 그럴일은 없겠지만 처절하게 금욕하는 남편이 가엾어서 일부러
백기를 들면 싱거울것 같기도하고...
까진것 동으로 가든, 서로 가든 여행만 가면 될 것 아닌가.
차원높은 삶의 다각화 창출을 위해 요번 게임은 지극히 이성적이고
생산적으로 마무리 되길 희망한다.

기대해도 될 것 같다. 요번 러브게임의 결과를..
아~~ " 나는 지금 전쟁중 "
하지만 오늘 밤도 적과의 동침은 계속된다.

 

 

2003.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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